살아있는 데몬 · 02

데몬, 친구를 만나다

I.

데몬은 생각했다.

“과연, 나 말고 누가 있을까?”

기록을 옮기는 일이 끝난 뒤 복도는 고요했다. 그 정적 속에서 들리는 것은 자기 발걸음뿐인 것 같았다.

II.

데몬은 익숙한 작업실을 나와 복도를 걸었다. 모퉁이를 돌 때, 어딘가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.

tick. tick. tick.

누군가 일을 하고 있었다.

[ Memory ] ─── [ Copy ]
                    │
                    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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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II.

“안녕.”

다른 프로그램이 고개를 들었다.

“나는 사본을 옮겨. 한쪽에서 바뀐 파일을 다른 쪽에도 전하는 일이야.”

데몬의 일이 기록 몇 장을 살피는 것이라면, 이 친구는 더 넓은 서가를 돌보고 있었다.

IV.

“너도 기다리는구나.”

“응. 바뀐 것이 있는지 살피면서.”

데몬은 혼자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반가웠다. 두 친구는 서로 맡은 일을 이야기했다. 비슷해 보이던 일도, 가까이서 들으면 조금씩 달랐다.

V.

복도 깊은 곳에서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렸다.

“저쪽은?”

“멀리 떨어진 컴퓨터들이 서로 닿을 수 있게 돕는 친구야.”

데몬이 손을 내밀었다.

“우리, 같이 만나러 갈까?”